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일제히 북한에 경고하고 나섰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발사 준비중인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요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순방을 앞둔 클린턴 국무장관은 6자회담 당사국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의 정책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고 6자회담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셔먼 전 대북정책 조정관은 북한이 ‘나쁜 행동’을 하지 말고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오바마 미 정부가 북한에 보낸 첫 공식 메시지가 경고인 셈이다. 동시에 미국이 북한 문제를 주목하고 있으니 너무 보채지 말라는 뜻도 행간에 담겨 있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오바마 후보가 김정일과 만날 의향을 비춘 탓에 북한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북한이 ‘벼랑끝 전술’이란 고약한 방법으로 기대감을 표시하는데 있다. 경제위기, 중동분쟁에 밀려 미국이 북한을 소홀히 다룰까 걱정스러운지 소란을 피워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북한은 불능화 검증 문턱에서 제동을 걸면서 ‘도발 모드’를 선택했다. 핵 폐기는 기대도 하지 말고 새로운 카드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서해도발을 않도록 하려면 ‘당근’을 내놓으라는 술책이다. 서울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방사포, 서해안 옹진반도와 해주의 해안포를 노출시키는 위협전술도 쓰고 있다. 미국 새 행정부가 당근을 제시하고 우리 정부가 뒷걸음질치면 북은 또 핵 협상 테이블에 앉는 척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스스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판단하면 큰 착각이다. 이제는 남한도 미국도 북을 믿지 않는다. 2·13합의 이후 2년간 더 많은 교훈을 얻은 결과다. 한미 양국은 북이 남북 및 북-미의 최대 현안인 핵 문제를 피해갈 수 없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한은 한미 공조의 굳건함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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