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법무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과 노동계를 향해 “목소리가 크면 이기고, 불법 파업을 하면 월급이 올라가는 잘못된 관행이 불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대면 데어야 한다”는 발언도 평소 그가 자주 하던 말이다. 법을 어기면 그만큼 손해를 봐야 법을 지키게 된다는 뜻이다. “법과 원칙은 경제 발전을 위한 사회적 자본”이라는 말도 기업인의 공감을 얻었다.
김 장관은 “변화의 시대에 기업은 시속 100마일로 움직이는데 법 집행기관은 1마일로 움직인다고 한다”고 자성론을 폈다. 한국의 노조들은 시속 30마일도 못 되고, 거꾸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노동계와 법집행기관의 타성이 바뀌지 않으면 기업의 속도는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장관의 상식적인 발언에 재계 인사들이 왜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며 박수 치고 호응을 했을까. 상식에 반하는 폭력과 집단 떼쓰기가 횡행해도 법집행기관들이 묵인해 왔기 때문이다. 노조가 난로에 손을 대도 화상을 입지 않으니 계속 난로에 손을 대는 악습을 버리지 않은 것이다.
“떼법”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지불하는 코스트도 엄청나다. 전체 집회·시위의 43%는 이익집단이, 32%는 노조가, 17%는 시민단체가 주도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전 집회·시위가 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라서 막기 어렵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기본권 행사는 불법이다. 다른 사람 가게의 영업을 망치고, 사업상의 모임이나 계약의 약속 시간에 늦게 하고, 요란스러운 확성기 소리로 남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기본권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할 수는 없다.
작년 10월 서울 대학로 상인들이 “제발 대학로에서 시위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성토대회를 열었다. 그 사람들도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받아야 집세도 내고 종업원 월급도 줄 수 있다. 경찰은 폭력시위, 불법시위를 기본권이라 막기 어렵다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가게 주인의 기본권은 지켜줄 생각이 없는 듯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5년 하루 평균 30회의 집회와 시위로 6조9000억∼12조 원의 사회적 비용이 들어갔다고 추산했다. 2000∼2005년 6년간
노사분규로 인한 연평균 생산 차질액은 1조8208억 원, 작년에는 완성차 업계에서만 2조6000억 원의 파업 손실이 났다.
이 나라에 법이 제대로 서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손실도 저절로 없어진다. 우리 사회에 전염병처럼 번진 반 기업 정서가 줄고 있다는 소식이다. 기업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해소되고 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이윤 창출’이냐 ‘사회환원’이냐를 묻는 질문에서는 ‘이윤 창출’이 첫 조사 때의 53.5%에서 57.3%로 높아졌다.
‘사회환원’은 46.5%에서 42.7%로 낮아졌다. 또 ‘우리 경제가 이만큼 성장한 데는 기업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데에 89.8%가 공감했다. ‘우리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 가장 의지하고 기대해야 할 주체는 기업이다’에도 76.1%가 “맞다”고 했다.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따뜻해지고 기업의 역할과 존재이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돈을 잘 벌어야 국민의 살림살이도 펴진다는 것은 경제의 당연한 이치다. 이 정권만 모르고 있던 그 이치를 국민이 먼저 깨친 것이다. 일자리 해결은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노사안정과 규제완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양극화 굿거리’는 그래서 시대의 관심사다.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노래나 기업인들과 함께 부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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