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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로 본 2008년 교육 |
2009년01월04일(Sun) |
| 안용호<논설위원, 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2008년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격변의 시대였으며, 교육 또한 많은 문제를 안은 수난의 시대였다. 보내는 아쉬움과 맞이하는 설레임으로 2008년의 교육을 뒤돌아본다.
‘민선 교육감 선거’는 우리 교육계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두 명의 교육감이 부정부패로 중도하차했고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금품수수로 얼룩졌다. 주경복 후보는 전교조에서 자금을 지원받고, 공정택 후보는 학원업체에서 돈을 빌렸다하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진정 존경할 교육지도자는 없단 말인가? 교육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참스승을 기리는 풍토를 만든 해였다.
‘학력평가 거부’, 국가에서 실시하는 학력평가를 거부했다고 해서 교사들이 파면을 당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가슴 아픈 일이다. 국가가 꼭 그렇게까지 초강수를 써야만 했는가? 교육경력이 짧은 교사의 교육 신념이 그렇게 강했는가? 교사는 어린이를 사랑으로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고 국가는 교사들이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육이 정치화되고 상업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깨우쳐준 한 해였다.
‘학교정보 첫 공개’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보 공개로 경쟁력을 유발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보여지나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학업성취도를 내년부터 공개한다고 하는데 더 큰 문제이다.
지금의 학업성취도는 완성된 학력이 아니다. 학습사의 한 과정을 아주 불합리한 자로 잰 것에 불과한데 이것을 공개함으로써 한 개인에게 지울 수 없는 부정적 자아개념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것은 돈으로 계산할 문제가 아니라 인생이 걸린 문제다. 때로는 가리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가르쳐 줬다.
‘새 정부 교육공약 드라이브’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교원단체와의 간담회에서 ‘교육개혁의 목표는 공교육 살리기’라고 강조했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는 영어교육 강화를 위한 영어몰입교육 도입, 대입시 업무 대교협으로 이양, 수능등급제 폐지를 골자로 한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추진 등 야심찬 교육로드맵을 발표하며 ‘자율과 경쟁’을 내세운 교육개혁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보이는 것이 얼마 없다. 대학입시도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하여 선발함으로써 지금의 교육 대란을 잠재울 줄 알았으나 오히려 후퇴하는 조짐이 보인다. 영어교육 강화는 초등학교의 경우 다른 9과목의 학력 저하와 국어교육의 퇴보를 염려할 정도다. 사교육이 오히려 기승을 부리는 양상이다. 교육이 변화를 위한 몸부림에 흔들림이 많았다. 이제는 제도의 개선보다는 교육콘텐츠 개발이 필요한 때다.
‘어린이 지키기 캠페인’을 벌일 수 밖에 없었다.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중에도 일선 초등학교 앞 구멍가게와 문구점 등에서는 여전히 정체불명의 식품이 어린이들을 유혹했다. 동남아산 쥐포, 오징어 다리, 찐득이, 그리고 불량 과자 등 수없이 많다. 사행성 오락기기와 괴담집 같은 볼거리도 유해환경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안양 어린이 유괴사건, 그리고 대구 초등생 집단 성폭력 등의 사건도 발생해 충격을 더했다. 우리 어린이들의 먹거리, 볼거리 안전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학교 급식에서 우리 것 먹기 지도는 계속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미래의 주인이다.
‘교육부 명칭 변경’은 교육의 위상을 떨어뜨렸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해 교육과학기술부로 개편했다. 가장 강조해야 할 교육과 과학이 뒤로 밀리는 순간이었다. 역사는 증언한다.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교육의 정치화·상업화’도 문제였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승자독식’, ‘양육강식’의 의식을 심어 준 일이다. 교육의 해결 방법을 밖에서 찾지 말고 안에서 찾으라는 소리도 들었다.
공부하는 학교학습풍토를 만들고 기초기본 학력을 높이는 일,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언어능력, 정보 활용 능력, 평생 독서력, 읽기 짓기 능력을 길러주는 일도 선생님에게만 지우는 한 해였다. 일선 현장의 어려움이 피부로 느낄만큼 가중되었다.
해가 갈수록 선생님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그럴수록 사명의식을 갖고 어린이들을 더 사랑하는 것만이 이 어려운 시대 한줄기 빛이 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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