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대 탈세와 100억원대 횡령 혐의를 불구속 기소된 대주그룹 허재호 전 회장(65)에 대해 집행유예부 징역형과 500억원대 벌금형이 선고됐다.
조세포탈 과정에서 개인적 이득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정상 참작됐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재강)는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허 전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8억원을 선고했다.
또 가공계상 방식으로 탈세를 주도한 대주건설 전 사장 이모씨(63)와 같은 회사 관리사업본부장 정모씨(47) 등 2명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하고, 이들과 대주건설, 대주주택 등 주력 계열사 2곳에 대한 벌금형은 선고를 유예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결심공판에서 허 전 회장에 대해 징역 5년에 벌금 1천억원을 구형하고, 벌금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 등을 이유로 선고유예를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세정의나 조세형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데다 포탈 및 횡령 금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지만 조세포탈을 통해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법인세 탈루부분에 대해 모두 수정신고를 하고, 법인세 및 가산세 등 818억원을 추징금으로 납부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은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주건설과 대주주택은 허 전 회장이 사실상 100%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1인 회사이므로 피고인이 횡령한 돈이 주주에 대한 배당 절차를 거친다면 충분히 그 대부분이 피고인에게 배당될 수 있었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횡령 범행 자체의 가벌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허 전 회장은 대주건설과 대주주택 등 주력 계열사 2곳이 2005~2006년 연간 매출액의 25~30%에 이르는 2천여억원을 가공계상하는 방식으로 법인세 508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또 2004년 계열사인 대주건설이 부산 남구 용호동 S아파트 시공사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인 M건설부터 연대보증과 사업자금 지원 등의 대가로 받은 121억원 중 100억원을 개인적으로 가로챈 혐의로도 기소됐으며 허 전 회장은 공판 과정에서 주요 혐의 대부분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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