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도 위기에 빠진 자동차 산업 살리기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고무적이다. 그것은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일부 업체만의 일이 아닌 ‘시장(市場)의 위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없지 않으나 참 잘한 일이다. 미국, 일본, 유럽이 이미 자국 자동차 살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오늘의 자동차 업계의 위기는 심각하다. 하반기 들어 소비심리가 급랭하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외환위기 때의 수준으로 급감한 까닭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이달 들어 본격적인 감산에 나서는 등 비상이다. 덩달아 250여 지역 협력업체가 줄도산 위기에 몰려있다. 부품업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이미 시작됐다.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내수부진과 수출감소로 광주의 자동차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말 자동차의 위기다.
현대·기아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쌍용차와 GM대우는 최근 모든 공장이 당분간 조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르노삼성도 24일부터 연초까지 조업을 멈춘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그 어느 산업보다도 크다. 특히 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은 광주지역 제조업 고용의 25.9%, 총 생산액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 어려움이 닥치면 지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것이 기아차 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정부는 하루 속히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판매와 연구개발 단계에서 세제지원 등 동원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할 필요가 있다. 노사간의 협상을 통한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그리고 노사간의 화합도 잘 해야 한다. 기아차 당국은 ‘경쟁력 강화책’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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