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광주 한 사학재단의 거액 보충수업비 횡령 혐의를 포착, 재단이사장 등을 상대로 본격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종호)는 6일 “광주지역 대표 사학법인중 한곳인 H법인이 보충수업 교재비와 교비 등을 몰래 빼돌려 부당 사용해왔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2개월째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지난해 12월 “H학원이 2002~2005년까지 4년동안 학생들이 직접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보충교재를 학교에서 모두 사준 것처럼 결산처리해 15억4천만원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전교조는 또 재단 산하 학교들이 횡령한 돈을 교사들의 회식비로 현금지급한 것처럼 간이세금서를 조작, 소명자료로 제출하는 등 “범죄 증거를 인멸 또는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동안 20~30명의 교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고발대상자인 재단 설립자 이모씨(69)와 H학원 산하 두 여고 교장과 행정실장 등 모두 5명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는 “교사 격려비나 간담회 식비 등으로 돈을 지급했다는 학교측 주장은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교재 납품업체의 차명계좌와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횡령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광주지역 교사 286명은 “H학원이 수년동안 특기적성 교육비를 가로채는 등 회계비리 의혹이 짙다”며 빠르면 이날 중 광주시 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교재비나 특기적성 교육비를 횡령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사실 여부는 검찰 수사결과 모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인 설립자 겸 이사장인 이씨는 지난해 11월 전북 모 대학 설립 과정에서 교비 3억8천여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호남지역에 4개대학과 3개고교를 설립·운영중인 이씨는 앞서 지난 97년에도 등록금 42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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