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년부터 지방 주민들은 간판세, 온천세와 같은 ‘지역세’도 내게 된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정부가 내년 경제 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지자체별 특성에 맞는 세목(稅目)을 신설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소득세 감면 등의 영향으로 내년부터 급감할 지방세수를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부동산 교부세 감소분의 경우 내년에는 예비비에서 1조9천억원을 지원한다. 또 2010년에는 교부세율을 조정, 부족분을 해결할 계획이다.
지방 자치단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지방소득세·소비세 도입도 신중하게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정도의 대책으로 부족한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힘든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가라앉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투입이 절실해질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데, 지방재정에는 3조1천억원이나 펑크가 나게 된 셈이다.
광주만 해도 무려 685억원의 지방재정이 감소돼 실직자 구제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농어촌특별세와 교육세 등 지방재정에 안정적으로 기여해온 목적세마저 폐지할 움직임이어서 지역 재정은 크게 부족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게 곤란한데도 정부는 겨우 예비비 지원과 간판세 신설만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답답한 일이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 중에 지방재정 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땜질 처방’임을 자인한 것이다.
재정 분권의 원칙에서 볼 때 지자체가 자유로 세목(稅目)을 정해 걷어 쓰는 것이 옳다.
하지만 종부세 등 특정계층이 내는 세금을 줄이는 대신 지방세 세목을 신설해 메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 소수의 세금을 감소해 주고, 다수에게 세금을 물리는 결과가 되는 까닭이다.
정부는 하루 속히 납득할 만한 지방재정 확충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결자(結者) 해지(解之)의 원칙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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