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이 어김없이 아시아 최정상 자리를 지켰다.
아시안게임에서만 벌써 다섯번째이지만 어느 때보다 감회가 남달랐다. 편파 판정으로 얼룩진 남자 핸드볼이 좌절을 맛본 직후였고, 구기종목에서의 첫 금이기도 하기 때문.
14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결승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결승에서 만난 카자흐스탄을 29-22로 눌렀다. 예상보다 힘든 경기를 펼쳤지만 우려했던 편파 판정은 없었다.
카자흐스탄 선수들의 큰 키는 가장 큰 벽이었다. 카자흐스탄의 선수 14명 중 절반인 7명의 키가 1m80cm가 넘었다. 이에 반해 한국선수 중 1m80cm 이상은 단 3명.
신장의 차이는 경기 초반 한국이 고전하는 빌미가 됐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한국은 1-5로 밀렸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장신에 대처하는 법을 익혀갔다.
빠른 속공과 반박자 먼저 나가는 슈팅이 유효했던 것. 결국 전반은 14-14 동점으로 마감됐지만 후반 들어 한국은 일방적인 경기로 상대를 압도했다. 결국 한국은 7점차로 경기를 마감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무대에서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가졌지만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에 국내에 있을 땐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핸드볼이었다. 그러나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핸드볼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번도 정상에서 밀려나본 적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 프로선수들이 출전한 축구, 농구, 야구는 한없이 실망스러운 경기로 아쉬움만 남겼다.
믿었던 배드민턴과 탁구마저 금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한국 구기종목의 자존심을 구겼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금이기에 여자핸드볼의 선전은 더 빛이 났다.
남자핸드볼의 좌절에도 위로가 됐다. 6연패를 노렸던 남자핸드볼은 번번이 중동 국가 심판의 편파 판정에 무릎을 꿇었다. 전날 홈팀 카타르전에서도 어이없는 편파 판정이 계속됐고 결국 결승 진출 문턱에서 발목이 잡혔다.
남자핸드볼은 아시아핸드볼연맹(AHF)으로부터 재경기 요청 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란과 3, 4위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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