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근무를 마치고 그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침대에 몸을 맡긴 채 잠에 빠져 들고 있었다. 그 달콤함을 시기하듯 집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 이내 수화기를 들자 안내멘트가 나오기 시작한다. ‘고객님의 통장에서 ××카드 대금 190만원이 인출됩니다. 다시 들으시려면 1번 상담원 안내는 0번을 누르세요’라고.
0번을 누르자 바로 상담원과 연결되어 통장에서 돈이 인출되었다, 사이버수사대에서 수사를 할 예정이다라는 말에 곁들어 나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자연스럽게 물어보고 사이버 수사대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한다.
그 이후 다시 전화가 와 나를 현금인출기 앞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사실 나는 안내멘트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전화금융사기 전화인지 알았고 입가에 웃음이 맴돌았다.
전화를 끊고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문득 시골에서 법도 모르고 사시는 어른들이 아들, 딸들이 보내준 쌈지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전화금융사기에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 된다.
경찰관들이 방문하여 홍보활동을 해도, 현금 인출기에 홍보 스티커를 부착해 놓아도 피해는 계속 발생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생했던 전화금융사기 사건들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에게 걸려온 사기꾼의 전화를 끊지 못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이체시키는 그 순간까지 피해자는 사기꾼과 통화 중이고, 그 사기꾼의 말이 진실인지 안다.
그러나 이체를 시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안다. 전화금융사기는 절도보다 10배 정도 그 피해금액이 크고, 대부분 대포통장을 사용하여 피의자를 잡기 힘들다.
그러므로 전화금융사기를 당하지 않게 사전에 조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사전에 막을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금인출기가 설치되는 곳에 전파차단기를 설치해 전화통화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우스꽝스러운 말일지는 몰라도 최소한 사기를 당하기 이전에 피해자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는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된다.
수법이 다양해지고 지능화되더라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여 똑같은 피해가 계속 발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글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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