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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연구소, 국제적 공감대를 |
2008년08월25일(Mon) |
| 이준구<주필, 시인> |
일본이 우리 땅 독도를 놓고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한데 이어 역사 교과서 왜곡 등의 파문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많은 단체에서 앞다투어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가 하면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일본과의 독도 문제는 국민 감정을 한껏 격앙시켰다.
이런 가운데 8월 14일 동북아역사재단의 ‘독도연구소’가 설립됐다. 이는 현재의 학문적 역량을 종합해 총괄조직을 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적극 환영한다.
독도연구소 김현수(50) 소장은 “국제사회에 독도 문제는 영토문제가 아니라 역사문제임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이미 5, 6년 전부터 중앙정부의 암묵적인 지원하에 ‘다케시마문제연구회’를 발족해 독도의 자국령 편입 논리를 개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독도연구소의 출범은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국민의 성원을 등에 업고 독도연구소가 출범했지만 일희일비하는 대응은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 차분하고 냉정한 장기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이른바 ‘욕속부달(欲速不達)’이 그것이다. 서서히 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본다.
곳곳에 산재된 독도관련 사료를 한곳에 집대성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독도관련 국제세미나 등을 개최해야 한다.
우리 학자들이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한들 국제적인 호소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하와이 대 존 반다이크 교수 등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보는 해외학자들로 하여금 주요 국제학술지에 투고를 하도록 하고 연구비를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영토 확장에 대한 일본의 야욕이 어떻게 독도 침탈이라는 첫 포석으로 나타났으며, 어떻게 인류의 재앙으로 확산되었는지 보여주는 체험장을 설립해야 한다. 이곳에서 보여주어야 할 잔혹사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일본이 유린한 아시아의 문화, 무수한 인명의 살상, ‘마루타’라는 가공할 인체 실험, 수많은 한민족 징용과 희생의 흔적, 아시아 지역 위안부 할머니들의 절규, 중국의 난징(남경) 학살 사건, 한반도의 분단과 그로 인한 쟁사 등이 그런 것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제 만행을 알리는 영상물의 제작과 저서의 발간을 지원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한 사실들이 2세대들에게 문화적으로 내면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독도연구소가 꼭 준비해야 할 몇 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독도연구소는 추진사업과 관련한 자료정비 사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놓으면 자료정비라는 명목으로 같은 사업을 몇 번이고 되풀이 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는 까닭이다.
둘째, 독도연구소는 독도 문제 전문인력 네트워크의 정비 및 인재양성 사업을 시급히 해야 한다. 과거와 비교해 볼 때 독도문제와 관련한 인력 풀은 제자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학문적 성과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도라는 한정된 문제를 전담할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해야 할 것이다.
국제법 분야만 보더라도 국제법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은 원래 수가 많지 않았지만 그들 중 영토문제, 국제소송, 해양법 등 독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부를 하는 학자는 정말 찾기 어렵다. 독도연구소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전문인력 확보 및 인재양성에도 힘써야 한다.
셋째, 독도연구소는 반드시 다양한 분야와의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을 해야 한다. 독도문제가 단순히 역사적 국제법적 문제라고만 판단하면 안되는 까닭이다. 분쟁이 있었던 지난 시간을 입체적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20년 전과 10년 전의 일본의 주장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엔해양법의 질서에 편승한 해양 정책의 견고화 및 독도 주변의 잠재적 자원 확보가 목적이었다.
국가간의 경쟁은 보이지 않는 격전장이다. 우리나라가 강대국 일본과 신흥 경제대국 중국과 맞서 이기고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는 멀리 보고 대비해야 한다.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힘을 길러야 한다.
모든 일을 추진할 때 비판적 검토 없이 하는 자세는 무척 위험하다. 학문 영역, 특히 전문영역으로 구별되는 분야이면서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경솔히 다루고자 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독도연구소 당국은 우리 영토 수호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한국의 다른 영토 문제와 관련한 비전이 돼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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