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지역에서 유일하게 매장문화재 발굴 조사를 수행하고 있는 남도문화재 연구원에 대해 검찰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해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18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17일 압수수색은 발굴 용역비 횡령과 유물 조작에 따른 발굴조사비 조작 혐의 등 2가지에 대해 수사를 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밝혔다.
검찰은 유물 발굴기관과 아파트 시행사간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이번 수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진 만큼 수사에 강한 의지를 갖고 현재 회계장부 등 관련 서류 분석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수사인 만큼 수사 결과가 따라 유사사건에 대한 추적이 가능해 질 것이다”며 “다만 문화재발굴 작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남도문화재연구원 최모 원장(순천대 사학과 교수) 등 관계자들은 검찰 압수수색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순천시 덕암동 일대에 아파트 공사를 추진 중인 시행사 L사는 최근 남도문화재연구원과 문화재 발굴 조사 용역을 체결하면서 당초 5천여만원에 불과했던 용역비가 몇차례 연장 계약을 하면서 8억원대로 급증했다며 이면 계약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천년유적 덕암동 지키기 순천시민연대’는 아파트 시행사와 발굴기관 양측이 용역비 횡령과 유물 조작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격 이뤄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유물 발굴 조사 중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순천시민연대는 최근 문화재청이 10여년 전 부터 덕암동 일대를 매장문화재 분포지역에 포함시켰음에도 순천시가 대형 건설공사 현장에서 문화재지표조사도 실시하지 않은 채 공사 허가를 내줬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편, 남도문화재연구원은 지난 해 덕암동 아파트 공사 시행사 L사와 8억600만원에 문화재 발굴 조사를 계약해 지난 해 9월 발굴 조사를 마쳤다.
발굴 결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BC 6~3 세기에 걸친 주거지 240기와 환호(環壕) 428m, 석관묘, 옹관묘 등 무덤 10여기, 경질(硬質) 무문토기 등 170여점에 이르는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발견돼 유적 보전 논란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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