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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정보 유출, 공공연한 비밀” |
2007년01월18일(Thu) |
부동산 업계 증언 “광주의 마지막 노란자위 인식…투기세력 일찌감치 활개”
공무원-부동산 업자간 관행화된 ‘검은거래’ |
“택지개발 정보유출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13년째 부동산 업계에 몸담고 있는 공인중개사 김모씨(47)가 터놓고 한 말이다.
땅 장사에 잔뼈가 굵은 그는 최근 광주 서구 외곽지역 대단위 택지개발 정보유출 소식을 접하고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해당 지역이 광주의 신중심지 서구인데다 혁신도시 나주에 가까워 광주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인식되면서 투기세력이 일찌감치 활개쳐 정보 유출은 어찌보면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출시킨 쪽이나 건네받는 쪽 모두 불법인 줄 알면서도 황금알을 얻고자 ‘모험’을 거는 것”이라며 “시행 관청 공무원과 부동산 업자간 관행화된 ‘검은 거래’의 일례”라고 꼬집었다.
“정보 유출은 대개 구두로 이뤄지지만 기획부동산과 같은 이른바 ‘큰 손’이 움직일 경우 직접 도면이 빠져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도 귀뜸했다.
유출되는 도면은 대부분 개발 초기 단계 작성된 원본이 많지만, 완성본과 비교할 때 1만~2만평 정도 면적이 축소되거나 계획선이 이동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택지개발은 대개 예정지구 조사, 개발 및 실시계획 내용검토, 예정지구 및 시행자 지정 및 심의, 개발계획 수립·승인, 용지 보상, 택지 공급 계획 수립·승인, 착공, 준공 등의 절차를 밟으며, 정보 유출은 통상 초기단계에서 이뤄진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문제가 된 서구 외곽지역에서 대규모 토지매매가 이뤄진 시점이 예정지구 조사를 의뢰한 2004년 5월에서 건설교통부 최종 심의단계인 지난해 11~12월께 집중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8.31부동산 대책 이후 토지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음에도, 지난 연말 해당 지역 토지이용 확인원 및 지적도 발급 횟수가 다른 지역보다 4~5배 많은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광주시가 ‘환지 방식’으로 추진한 하남3지구 택지개발 과정에서도 고급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업계에선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6년째 부동산 전문업체에서 일하는 이모씨(35)는 “개발계획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이미 1, 2, 3안을 담은 도면이 나돌았고, 이 중 하나가 최종안으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실제 2005년 1월 자연녹지 18만3천여평을 개발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용역이 이뤄지기 전인 2003~2004년 사이 서울 강서구, 경기도 분당, 고양, 충북 등지에서 적게는 수백평, 많게는 수천평씩 사들인 점은 정보 사전유출 가능성을 짐작케하고 있다.
이씨는 “투기 세력은 개발 계획이 공식 발표된 후 안정적 투자를 하는 집단이나 실수요자들에 앞서 1~3년전 미리 땅을 사둔 외지인들을 상대로 치고 빠지기식 매매로 수차례 단기 차익을 올리고, 이후 매입자들은부풀려진 땅값과 투지수용 등으로 되레 손해보기 일쑤”라고 말했다.
한때 기획부동산에 몸담았던 정모씨(51)는 “시세 차익을 노려 한 몫 챙기려는 투기꾼과 이들에게 정보를 흘려주는 세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집값·땅값 안정 대책이라 할지라도 빛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정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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