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적 우려를 뒤로 하고 불법파업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16일 “만일에 사태가 악화되거나 장기화되면 정부는 정부대로 엄정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대차 노조는 불법 파업을 철회하고, 법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현대차 노조의 불법파업이 장기화돼 국가경제에 피해가 커질 경우 공권력을 직접 투입해 파업을 해산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사실 정부가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 불법 파업일 경우 엄단하겠다는 얘기를 해왔는데 이젠 정말 그것을 실천으로 보여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7일 검·경을 포함한 관계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국정현안조정회의를 열어 현대차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정부 대책을 논의한다. 검·경 등 사법당국도 이번 파업을 주도한 노조 간부들을 옥죄고 있다. 울산동부경찰서는 박유기 노조위원장과 안현호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집행부 임원 2명에 대해 폭력과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노조임원 4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할 방침이다.
울산지검 특수부는 같은날 현대차 전 노조위원장 이헌구씨에대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회사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과급 미지급을 이유로 강경 투쟁을 선도해온 현대차 노조 지도부가 사법당국에 검거될 경우 이번 파업동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전직이지만 노조위원장이 사측의 부정한 돈을 받았음이 확인되면 현대차 노조의 도덕성이 떨어지면서 이번 파업사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동부는 일각에서 얘기되고 있는 긴급조정권 발동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긴급조정권이 발동될 수 있으려면 정상적인 파업이어야 가능한데 이번 건은 권리분쟁에 관한 사안이어서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97년 현대차 노조의 합법파업에 대해서 국가경제 피해가 막심하다는 이유로 한차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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