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경찰, 은행 직원 등을 사칭한 전화사기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최근엔 백화점 직원으로 신분을 속인 뒤 사기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16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직원을 사칭, 현금인출기를 통해 돈을 빼가는 사기사건이 광주에서만 하룻새 2차례나 발생하는 등 전화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광주 광산구 운남동에 사는 최모씨(43·여)는 전날 오후 8시44분께 서울 모 백화점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30대 남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가 통장에 든 현금 582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신용카드가 도용돼 수백만원 상당의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처리됐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은 게 화근이었다.
최씨는 “내 명의로 누군가 268만원어치의 물건을 사갔다는 말을 듣고 놀란 나머지 (가짜 백화점 직원이) 시키는대로 은행 CD기(현금자동출금기)를 찾아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범인이 가르쳐준 인증번호는 다름아닌 범인의 계좌번호였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날 오후 1시20분께 이번엔 광주 광산구 산월동에 사는 조모씨(25·여)가 똑같은 방법으로 600만원을 사기당했다.
조씨는 “범인은 서울 말씨를 쓰는 30대 남성”이라며 “보안시스템을 서둘러 바꾸지 않으면 추가피해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부랴부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황 때문인지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사기범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카드 도용이나 환급 등을 이유로 전화가 오면 무조건 믿을 게 아니라 신분을 꼭 확인한 뒤 거짓이 드러날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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