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한 업체들이 몇백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거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이런 경형(輕刑) 처벌은 ‘운이 나빠 걸리면 돈 몇 푼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아주 나쁜 인식을 업체들에 심어줄 수 있다.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법이 바로 서야 하기 때문이다.
돈벌이를 위해 사람이 먹는 음식을 함부로 다루다간 큰코다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저질·불량 식품을 뿌리뽑는 첩경이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먹는 음식과 관련된 비리는 더욱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이번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이상 조사해 금년 5월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 등 19개 업체를 적발한 것이다.
업체들은 중국·러시아 등 외국에서 수입한 수산물을 국산으로 속이거나 국내 업체가 먼바다에서 잡아온 것처럼 표시한 혐의를 받았다.
그런데 당시 이 사건의 사회적 파장에 비하면 업체들이 받은 처벌은 너무나 미약하다. 즉 ‘솜방망이’ 처벌이다.
수협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몇몇 업체는 몇백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래선 식품 관련 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고 본다.
사건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것만으로 유죄라고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만약 사건이 용두사미식으로 처리된 원인이 수사관들의 협조부족에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기회에 경찰과 검찰이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 처벌 규정을 더욱 엄하게 바꾸고, 당국의 관리·감독 체계도 재점검,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각급 학교 당국은 반드시 ‘불량 급식’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어른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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