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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년(丁亥年)의 소망 / 이준구 (주필, 시인) |
2007년01월03일(W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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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의 경건한 마음으로 정해년(丁亥年) 새해 인사를 드리오며 새해에도 독자 여러분의 댁내 평안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에도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더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간은 스스로를 매듭짓지 않고 유유히 흘러갑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시간을 매듭짓고 구분 지을 줄 아는 지혜가 있기 때문에 새해는 우리에게 희망의 선물이 됩니다.
대나무가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고 튼튼히 자라는 것은 바로 마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절망 가운데서도 쓰러지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은 새해라는 마디의 시간이 있는 까닭입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아침을 바라보며 가슴을 활짝 펴고 심호흡을 합시다. 상쾌하지 않습니까. 새해의 맑은 햇살이 가슴 깊이 스며듭니다.
저 무등산 위로 새들이 날아갑니다. 새들도 새해를 맞아 나이 한 살을 더 먹을 것입니다. 날개에 힘이 더 실리고 가슴은 희망으로 한껏 더 부풀어 오를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했다고 해서 마냥 상쾌하고 희망으로 벅차오르는 것만은 아닙니다. 한쪽 가슴에 아릿한 통증이 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겪은 고통스러웠던 일들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정자들은 실사구시(實事求是) 국리민복(國利民福)과 거리가 먼 국정운영으로 나라를 후퇴시켰습니다. 참여정부는 국민통합으로 국가에너지를 총집결해도 모자랄 판에 시대착오적 코드와 편가르기로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습니다. 여권의 386세력이 시장과 대립하는 정책으로 부작용을 키운 것도 사실입니다. 사회 각계도 선진화를 가로막는 의식과 행태를 충분히 털어 내지 못했습니다. ‘내 밥그릇은 죽어도 못 내놓겠다’는 폭력적 집단 에고이즘, 배타적 민족주의,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진 경직된 노동운동이 선진화를 가로막았던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북한 핵이 남한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여권의 리더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착각입니다. 북핵의 1차적 타깃은 한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을 때리기 위해 개발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같은 민족을 겨냥할 리 없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핵위협은 단면적이고 복합적이며 치명적인 것입니다.
핵을 쓰느냐, 안 쓰느냐를 떠나 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져야 할 부담은 실로 엄청나다고 봅니다. 당장 남북관계에서 ‘영향력의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북한이 요구하면 다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좌우이념적(左右理念的) 갈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는 ‘친북 좌파’와 ‘수구 꼴통’으로 양분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양극화를 완화시켜 새해에는 국가도 국민들도 모두 ‘황금 돼지 꿈’을 꿔 좋은 일만 있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우리는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정해년 새해부터는 ‘동이불화(同而不和)’를 넘어 ‘화이부동(和而不同)’하는 상생적 사회건설에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금년은 우리의 정치문화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곧 진보주의자는 ‘정의의 요구’를 자제해야 하고, 보수주의자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진보와 보수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합의에 이를 때 진정한 국민통합의 시대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금년은 우리 국민 모두가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금년이 차기 대통령을 뽑는 해로서 선진화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적 우울증을 치유할 유능한 지도자를 유권자의 힘으로 탄생시켜야 하는 까닭입니다. 혀끝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정치꾼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시장경제에 확고한 철학을 가진 인물에게 나라를 맡겨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기업에 활력을 심어주는, 오직 지역발전을 위하는 일이라면 동분서주 영일이 없이 지역언론의 책임과 소임을 다할 각오입니다. 믿고 지켜 보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 기업인들은 탄탄한 기술, 우수한 제품에 앞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철저한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상경(商經)에 이른바 “인(仁)에서 이(利)를 구하는 사람이 진짜 군자이고, 의(義)에서 재물을 구하는 사람은 대장부다”가 그것입니다. 즉 신의를 바탕으로 한 중국식 경영 정신인 것입니다.
세상에는 나름대로 모두 제 노릇의 값과 덕목이 담겨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느 한 기둥의 힘으로 지탱되지 않고 각기 그 고유의 역할을 맡은 여러 전문 분야의 가치 기둥 위에 서로 떠받쳐 운행돼 가는 것이 요즘 시대의 흐름입니다.
따라서 본지는 이제 사(社)의 몇 가지 계획을 세워 실천궁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꿈꾸는 사에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지방시대의 지방지로서 중앙지 못지 않는 지면의 안배 곧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오락 가정 등 각면의 균등한 배려에 따른 세심하게 정선된 기사로 타지의 추종을 불허하고 참신한 새소식으로 신속정확한 보도의 사명을 다하려 합니다.
둘째, 우리는 한문(漢文)교육을 강화해 땅에 떨어진 윤리 도덕을 반드시 일으켜 놓겠습니다. 한문은 동양문화의 핵이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우리는 전남북 시인들의 문화교류를 통해 지역갈등을 해소하겠습니다. 시와 시조는 물론 한시(漢詩)까지도 발표할 지면을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바야흐로 신문의 사명이 중차대한 차제에 사회의 목탁으로서의 구실을 다해 권위와 지보를 점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실(眞實)’을 바라볼 줄 아는 눈입니다.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일들이 왜 어디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를 올바르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곧 깨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다시 가슴을 펴고 새해 아침을 향해 심호흡을 해 봅시다. 아침 햇살이 상처받은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 줍니다. 찬란한 일출만큼 희망을 가득 가슴에 담고 새로운 국가 만들기에 모두 매진합시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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