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인간에게 이로움과 해를 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로움은 당연 모든 생명체를 살아 숨 쉬게 하고 녹색과 그 형상의 신비스런 공간을 통해 인간이 누려야 할 최대 필수 조건인 건강을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인간이 자연을 등지면 반드시 해악을 되돌려 주는 일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공간이 곧 자연이다.
대한민국생태수도 완성을 표방하고 있는 전남 순천시가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가칭)’을 주제로 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유치를 위해 한창 분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전하고 전국 최다 철쭉생산과 친환경 농산물 생산지임을 널리 알리고 선진국형 녹색 도시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으로는 녹색 공간을 제공, 시민과 세계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으로도 보인다. 이는 인간이 자연을 누려야 할 권리를 선도하는 일이라고 본다. 인위적 자연이라는 말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필요하면 만들어서라도 웰빙시대의 보조를 맞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그 공간은 영원한 안식처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박람회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낸다면 삶의 질 향상과 함께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셈이다. 모든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 걸어보지만 그렇지 않는 빈축의 축제도 있다. 다시 말해 품격 있는 축제로의 전향이 절실하다. 이번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도 유치된다면 그야말로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웰빙대회로 승격시켜야 한다. 이제 웰빙은 우리와 친숙해져 부지기수의 인파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이득은 자연 뒤따를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준비 기간으로 본다면 대회 유치가 이르다는 논란도 있다. 하지만 순천만의 경우는 자연 그대로를 자원 삼았지만 정원박람회는 약간 의미가 다르다고 본다. 시간의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인위적 조성은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조성단지의 성숙도를 얼마만큼 잘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조성 과정의 사업비 확보도 순천시가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런 논란 등을 감안한다면 준비 과정을 하루라도 허투루 소비해서는 안 된다. 시간은 금이기 때문이다. 부지매입사업을 속히 완료해야 하며, 식재할 품종도 면밀히 따져 차질이 없어야 한다.
이 박람회가 개최되면 외국인 25만 명 등 총 468만 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개최 기간도 6개월이나 돼 이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도 1조3천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창출도 1만여 명이다. 하지만 순천시가 내다보는 더 큰 미래 전략은 이 박람회장을 활용해 저탄소 녹색성장의 세계적인 도시 모델을 만들고 이를 도시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주무 부처인 산림청의 심의가 통과한데 이어 최근에는 기획재정부에서 최종심의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유치계획 등에 대한 심의위원회 안건 상정 및 심의가 이달까지 이뤄지면 오는 10월에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의사표명 및 승인을 거쳐 2011년 12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최종승인을 받게 된다. 사실상 AIPH 승인만 거치면 유치가 확정된다. 장소는 순천시 도사동 등 순천만 일원을 중심으로 152ha다. 개최 기간은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이다. 이 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생태테마정원도 30개소나 만들어 진다.
박람회가 확정되면 2012여수엑스포와 함께 세계적 대형축제가 연이어 개최돼 전남 동부권 도시들의 위상 강화는 물론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은 확실하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작금의 경제상황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할 수 있다. 또한 준비 과정의 대형 사업 발주로 인한 지역경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도 예상된다.
지난해 순천만을 다녀간 관광객이 250만 명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 만큼 이제 우리나라도 자연을 사랑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삶이 단순히 먹고 입고 주거하는 양적인 테두리를 벗어나 질적인 삶과 행복을 겨냥한 고차원적 시대가 열렸다고 봐야 한다. 마냥 구태적인 차원의 볼거리는 이제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나날이 새로움을 지향하는 시민들의 의식을 십분 헤아려야 하며 언제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빛을 발휘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순천시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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