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5일 ‘노풍(盧風) 진원지’였던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 마련된 광주시민합동분향소에는 고인의 영면을 바라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5일 분향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인을 기리기 위한 추모객이 줄을 잇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광주발 노풍(盧風)’의 주역이었던 광주 노사모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일 옛 도청 본관 앞에 설치한 분향소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시민광장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합세하면서 전날 ‘광주시민합동분향소’로 명칭이 바뀌었다.
출근 전부터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추모객들은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 앞에 국화를 헌화하고, 고개를 떨군 채 눈시울을 적셨다.
일부 시민들은 검정 정장을 차려입고 고인의 정치적 신념과도 같았던 ‘청렴’을 상징하는 새하얀 백합을 들고와 영정 앞에 놓기도 했으며, 몸이 불편한 장애인 참배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전날 오후 옛 도청 입구에서 시작된 50m 추모행렬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다시 늘어섰고, 시민들은 15~20분 가량 추모순서를 기다린 뒤 분향소로 들어섰다.
이날 오전에는 광주 노사모 함광호(51) 대표와 회원들이 상주 역할을 맞아 시민들을 맞고 있으며, 방명록을 작성하는 천막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놓고 가는 조의금을 처리할 수 없어서 양초와 국화 비용을 후원 받는 임시모금함이 만들어졌다.
또 시민추모위원회와 노사모는 옛 도청 입구 주변에 천막 3동을 설치해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들이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들이 실신했다는 소식에 전남대병원과 광주응급의료정보센터도 분향소에 의료진 5명을 보내 응급의료소를 설치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광주노사모와 경찰은 서거 당일 밤부터 이날 12시 현재까지 1만여명의 시민들이 조문을 다녀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광주시민추모위원회 결성에 합의한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 노사모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 일정이 잡히는 대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합동 추모제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분향소를 찾은 무등산관리사무소 임희진 소장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997년 5월 무등산 장불재에 올라 ‘무등산이 내 마음의 고향 같다. 어려울 때마다 광주에 오면 무등산을 쳐다 봤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며 “그분이 서거하고 나서야 소탈했던 말씀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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