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를 위해 전 시민이 거리에 나와 실사단을 향해 마치 광분하듯 뜨거운 환영을 한지가 엊그제 같다.
어느덧 훌쩍 1년이 흘러 온 시민이 염원하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광주로 최종 확정됐다.
이제껏 U대회 유치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신 관계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보낸다.
이런 광주의 화려한 이면에 해결되지 않는 사안들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한다.
이제껏 광주는 민주·평화·인권의 도시이며 민주화의 성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013년 U대회 유치 과정에서 사용된 100억원이 넘은 시민 혈세를 쏟아 붓고도 사용내역을 공개하지도 않았고 시민들의 의견도 듣지 않았다.
이러한 행태는 민주와는 상반되는 반 민주적인 행위이다. 지금 광주는 도청 별관철거문제, 노동문제와 관련해 노동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다.
로케트전기 노동자들이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서 장기간 투쟁을 하고 있고, 대한통운의 노동조합 탄압으로 화물연대 광주지부 노동자가 자살을 감행한 기가 막힌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전국 어느 도시를 살펴보아도 이런 현실 속에 살아가는 도시는 광주 뿐일 것이다.
광주의 속 사정은 이런데도 시는 2015년 U대회 유치확정을 통해 무언가 일거리를 만들어야 시민들에게 일을 하고 있다는 가시적 효과를 들먹이면서 난리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욕심이 아닐까.
국제대회를 유치하면 재선에 대한 불안감은 붙들어 매도될 뿐 아니라 중앙 정계로 진출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다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준비기간이 상당한데다 중앙으로부터 예산을 일정 부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개발을 ‘한방’에 해결하려는 욕심이다. 도시 인프라 확충이나 경제활성화가 지지부진하면 이러한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으로 금상첨화인 것이다.
광주는 또 잊지 말아야 것이 있다.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했던 대구나 인천도 ‘퍼주기’ 논란이다.
스포츠 약소국 지원에 2천만 달러를 지원하고, 참가국의 숙박과 항공료 일체를 부담하고 나섰던 것. 한마디로 ‘묻지마 유치’다.
광주시는 2015년 U대회 유치후 최소한의 규모로 검소하게 치루어야 폐막 후에도 재정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잠시 등을 돌렸던 서민과 노동자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차원도 좋지만 더 좋은 민주·인권 도시를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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