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국민연금 환급사기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호별 방문을 통한 신종 환급 사기단이 경찰에 첫 적발됐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27일 국민연금 납입금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속여 이를 미끼로 가짜 쿠폰이나 월드컵 주화 수억원 상당을 판매한 나모씨(48)와 임모씨(40)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이들은 지난 10월 10일 밤 11시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모 원룸에 사는 공장근로자 K양(23) 등 2명에게 ‘국민연금관리공단 복지단 직원’을 사칭해 접근한 뒤 ‘연금액 중 15~20%를 환급해 주겠다’며 환심을 산 후 임의로 제작한 ‘특별보급 쿠폰’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이후 8차례에 걸쳐 각각 3천만원, 1천600만원 상당을 받아챙긴 혐의다.
경찰은 K양과 O양 이외에 충북, 대구·경북, 목포 등 전국적으로 10여명의 피해자가 더 있고, 피해액도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자 확보에 나선 상태다.
경찰조사 결과 아동서적 외판원으로 활동하며 알게된 이들은 외국인이 가담한 환급금 사기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점을 역이용해 직접 호별방문을 통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위조신분증을 이용해 이같은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직장근로자 보급통지서’, ‘등록처리용 MIRC’, ‘복지기금 면세 쿠폰’ 등의 문서를 임의로 만든 뒤 ‘근로연수에 따라 쿠폰을 발급받을 경우 2배 이상의 환급금을 지급하겠다’며 쿠폰 구입비 명목으로 수천만원 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또 범행 과정에서 은행 폐쇄회로(CC)-TV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다방 여종업원을 시켜 현금을 인출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은 사채나 은행대출금으로 연금액이나 쿠폰 구입비 등을 충당했다가 환급은 커녕 매월 이자만 납입하는 처지에 놓이자 자살을 기도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나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캐는 한편 달아난 공범 2명을 뒤쫓고 있다.
수사과 지능2계 안천순 팀장은 “나머지 공범을 일망타진 한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피해자가 속출해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며 미리 발표를 하게 됐다”고 말하고 “거액의 각종 환급금을 돌려준다거나 이를 미끼로 수속비,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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