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들이 소액채권의 수익률을 담합해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해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지난해 CD금리 조작사건에서부터 이번 소액채권 수익률 담합에 이르기까지 증권사들의 불법행위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7일 국민주택채권 등의 수익률을 미리 합의한 20개 증권사에 시정명령과 법 위반 사실 공표명령을 내리고 총 192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특히 초기부터 담합에 가담하고 채권거래 규모가 큰 대우·동양종합금융·삼성·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증권 등 6개 증권사는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들 증권사들이 수익률을 담합한 소액채권은 1·2종 국민주택채권, 서울도시철도채권, 지방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채권 등이다.
아파트나 자동차 등을 소비할 때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돼 있으나 소비자들은 통상 5∼10년 만기인 소액채권을 보유하기 보다는 구입 즉시 은행에 할인해 되파는 것이 보통이다.
증권사들은 바로 이점을 익용해 이때 적용되는 채권 금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담합해 결정해 온 것이다.
그렇게 증권사들이 챙긴 이익이 7년5개월 동안 최소 4천억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이 증권사에 눈 뜨고 당한 꼴이 된 것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매일 오후 3시30분 무렵 인터넷 메신저 대화방에 모여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수익률에 대해 서로 같거나 비숫한 수준으로 하도록 사전 합의했다.
또 일반 투자자의 시장 참여로 자신들에게 분배되는 채권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 매수가격을 높이기도 했다.
부당이득을 소비자들이 쉽게 돌려받을 수 있는 집단소송법이나, 담합을 근절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을 추진해야 한다.
당국은 하루 빨리 증권사들의 불법행위 근절책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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